부모님 대신 DNR 동의서에 서명하고 나서도 마음이 계속 불안합니다. "이걸 쓰면 이제 영양제도 안 주는 건 아닐까?", "수액도 끊기는 건가?", "통증 치료도 안 해주는 건가?" 이런 걱정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임상에서 DNR 동의서를 작성한 후 가족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연명의료 범위에 대한 오해는 매우 흔하며, 이 오해 때문에 DNR 서명을 무조건 거부하거나 서명 후에도 극도의 죄책감을 느끼는 가족들이 많습니다. 연명의료 범위는 법적으로 명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어떤 처치가 중단되고, 어떤 돌봄이 계속 유지되는지를 정확히 알면 불필요한 불안을 줄이고 부모님의 임종 과정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연명의료 범위에 관한 가장 흔한 오해 4가지를 완벽하게 해소해 드립니다.
목차
- 연명의료란 정확히 무엇인가? — 법적으로 정해진 4가지 항목
- 오해 1·2 — "영양제·수액도 끊기고, 통증 치료도 중단된다"
- 오해 3·4 — "DNR 쓰면 아무것도 안 해준다, 퇴원시킨다"
- 간호사 실전 TIP — DNR 서명 후 계속되는 돌봄과 가족이 요청할 수 있는 것

1. 연명의료란 정확히 무엇인가? — 법적으로 정해진 4가지 항목
연명의료 범위에 대한 오해의 근본 원인은 '연명의료'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DNR 동의서를 쓰면 "모든 의료 행위가 중단된다"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완전히 잘못된 이해입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연명의료의 범위를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한정하고 있습니다.
연명의료결정법이 정한 연명의료 4가지 항목
연명의료결정법 제2조에 따르면 연명의료는 다음 4가지 의학적 시술만을 의미합니다.
| # | 연명의료 항목 | 설명 |
|---|---|---|
| 1 | 심폐소생술 (CPR) | 심폐정지 시 흉부 압박·인공호흡 |
| 2 | 인공호흡기 적용 | 기계로 호흡을 대신하는 장치 |
| 3 | 혈액투석 | 신부전 환자의 인공 신장 기능 대체 |
| 4 | 항암제 투여 | 말기암 환자의 항암 치료 |
이 4가지가 전부입니다. 법적으로 연명의료는 이 4가지 항목에 한정됩니다.
DNR 동의서 후 중단되는 것 vs 계속되는 것
| 중단되는 처치 | 계속 유지되는 처치 |
|---|---|
| 심폐소생술 (CPR) | 통증 조절 (진통제·진정제) |
| 인공호흡기 연결 | 수액 공급 |
| 혈액투석 | 영양 공급 (경구·경관 급식) |
| 말기 항암제 투여 | 감염 치료 (항생제) |
| 전기충격 (제세동) | 발열 처치 |
| 기관삽관 | 욕창 예방·간호 |
| 체위 변경·구강 간호 | |
| 가족 면회 | |
| 산소 투여 |
DNR 동의서는 특정 소생 처치 4가지 만을 거부하는 서류이며, 그 외의 모든 돌봄과 치료는 계속됩니다.
연명의료결정법의 핵심 정신
| 원칙 | 내용 |
|---|---|
| 무의미한 연명 거부 |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서 고통만 연장하는 처치 거부 |
| 존엄한 임종 보장 |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할 권리 |
| 완화 돌봄 유지 | 통증 완화·간호·정서 지원은 계속 |
| 자기결정권 존중 | 환자와 가족의 결정 존중 |
💡 간호사 TIP: 연명의료 범위를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죽음을 잠시 늦추기 위해 강제로 시행되는 처치"만이 연명의료입니다. 영양제, 수액, 진통제, 간호 돌봄은 환자의 편안함을 위한 것이므로 연명의료가 아닙니다. DNR 동의서는 "고통스럽게 죽음을 미루는 처치를 거부하는 것"이지 "모든 치료와 돌봄을 거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2. 오해 1·2 — "영양제·수액도 끊기고, 통증 치료도 중단된다"
연명의료 범위에 대한 오해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두 가지가 영양제·수액 중단과 통증 치료 중단에 대한 걱정입니다. 두 가지 모두 사실과 다릅니다.
오해 1 — "DNR 쓰면 영양제와 수액도 다 끊긴다"
| 구분 | 사실 |
|---|---|
| 영양 공급 (영양제·경관 급식) | 연명의료가 아님 → 계속 제공 |
| 수액 공급 | 연명의료가 아님 → 계속 제공 |
| 비타민·미네랄 보충 | 연명의료가 아님 → 계속 제공 |
| 구강 수분 공급 | 연명의료가 아님 → 계속 제공 |
영양제와 수액은 연명의료결정법에서 정한 4가지 연명의료 항목(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투석·항암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DNR 동의서를 작성해도 영양제와 수액은 계속 제공됩니다.
단, 임종이 매우 가까워진 시점에서는 의학적으로 몸이 영양을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자연스럽게 영양 공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DNR 때문이 아니라 임종 과정의 자연스러운 생리적 변화입니다.
오해 2 — "DNR 쓰면 통증 치료도 안 해준다"
| 구분 | 사실 |
|---|---|
| 진통제 투여 | 연명의료가 아님 → 계속·강화 가능 |
| 진정제 투여 | 연명의료가 아님 → 계속 가능 |
| 호스피스 완화의료 | DNR 이후 더 적극 연계 |
| 통증 모니터링 | 간호사가 계속 관찰·처치 |
오히려 DNR 동의서 작성 이후에는 무의미한 소생 처치 대신 통증 완화에 더 집중하는 돌봄으로 전환됩니다.
연명의료 vs 완화 돌봄 — 완전 비교
| 구분 | 연명의료 (DNR로 거부 가능) | 완화 돌봄 (계속 제공) |
|---|---|---|
| 목적 | 죽음을 인위적으로 연장 | 환자의 편안함 증진 |
| 대상 | 심폐정지·말기 상태 처치 | 통증·불편감·정서 지원 |
| 법적 위치 | 거부 가능 (연명의료결정법) | 항상 제공 (의무) |
| 예시 | CPR, 인공호흡기, 투석 | 진통제, 수액, 영양, 간호 |
DNR 서명 이후 실제로 더 잘 제공되는 것들
| 항목 | 설명 |
|---|---|
| 진통제 적극 투여 | 고통 없는 임종 목표로 강화 |
| 구강 간호 | 입 마름 방지 및 위생 관리 |
| 체위 변경 | 욕창 예방 및 편안한 자세 |
| 가족 면회 확대 | 임종 시간 가족 상주 허용 |
| 정서적 지지 | 의료진의 정서적 돌봄 강화 |
💡 간호사 TIP: DNR 동의서 작성 후 담당 간호사에게 "통증 조절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나요?" 라고 언제든 물어보세요. 호스피스 완화의료 원칙에서는 통증 없는 임종이 최우선 목표입니다. 만약 부모님이 불편해 보인다면 "진통제를 더 써달라"라고 요청하는 것이 가족의 권리이며, 의료진도 이 요청을 최대한 수용합니다. 통증 완화 요청은 연명의료 범위와 전혀 관계가 없으므로 주저 없이 요청하세요.
3. 오해 3·4 — "DNR 쓰면 아무것도 안 해준다, 퇴원시킨다"
연명의료 범위에 대한 오해 중 세 번째와 네 번째는 "모든 치료가 중단된다"와 "퇴원 또는 전원을 강요받는다"는 걱정입니다.
오해 3 — "DNR 동의서를 쓰면 아무것도 안 해준다"
| DNR 이후에도 계속되는 의료 행위 | 계속되는 간호 돌봄 |
|---|---|
| 감염 치료 (항생제 투여) | 활력 징후 모니터링 |
| 발열 처치 | 체위 변경 |
| 상처 처치 | 구강 간호 |
| 진통·진정 처치 | 피부 관리 |
| 산소 투여 | 배변·배뇨 관리 |
| 수액·영양 공급 | 정서적 지지 |
| 혈당 관리 | 가족 교육 |
DNR 동의서 이후에도 환자는 입원 상태를 유지하며 의료진의 지속적인 돌봄을 받습니다.
오해 4 — "DNR 쓰면 곧 퇴원시키거나 요양원으로 보낸다"
| 구분 | 사실 |
|---|---|
| 퇴원 강제 여부 | 강제 퇴원은 불법 (의료법 제15조) |
| 전원 강요 여부 | 환자·가족 동의 없는 전원 불가 |
| 입원 유지 여부 | 의료적 필요가 있는 한 계속 입원 |
| 호스피스 병동 이전 | 가족 동의 하에 선택 가능 (강제 아님) |
DNR 동의서와 퇴원·전원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입니다.
호스피스 병동 이전 — 강제인가, 선택인가?
| 구분 | 일반 병동 |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 |
|---|---|---|
| 목적 | 치료 중심 | 편안한 임종·완화 돌봄 중심 |
| 가족 면회 | 제한적 | 대부분 제한 없음 |
| 통증 관리 | 표준 수준 | 적극적 완화 처치 |
| 정서·심리 지원 | 제한적 | 전문 상담사 지원 |
| 환경 | 의료적 환경 | 따뜻하고 가정적 환경 |
| 강제 여부 | — | 가족 선택 (강제 아님) |
DNR과 퇴원의 법적 관계
| 법령 | 내용 |
|---|---|
| 의료법 제15조 |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거나 중단 불가 |
| 연명의료결정법 제19조 | 연명의료 중단 = 4가지 처치에 한정 |
| 환자 권리 | 진료 받을 권리 침해 불가 |
💡 간호사 TIP: "DNR 동의서 쓰면 쫓겨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DNR 동의서와 퇴원·전원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만약 의료진이 DNR 작성 이후 부당하게 퇴원이나 전원을 압박한다고 느껴진다면 의료사회복지사에게 상담을 요청하거나, 보건복지부 민원(☎ 129)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환자에게는 계속 진료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4. 간호사 실전 TIP — DNR 서명 후 계속되는 돌봄과 가족이 요청할 수 있는 것
연명의료 범위를 정확히 알았다면, DNR 동의서 서명 후 가족이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합니다.
💡 TIP 1. DNR 서명 후 가족이 요청할 수 있는 5가지
| 요청 항목 | 요청 문장 |
|---|---|
| 통증 완화 강화 | "어머니가 힘들어 보입니다. 통증 조절이 충분한가요?" |
| 면회 시간 확대 | "임종이 가까운 것 같아요. 가족이 더 자주 방문해도 될까요?" |
| 편안한 환경 조성 | "좋아하시던 음악이나 라디오를 틀어도 될까요?" |
| 호스피스 상담 연계 | "호스피스 완화의료팀 상담을 받을 수 있나요?" |
| 영적·종교적 지원 | "성직자 방문이나 종교 의식을 진행할 수 있나요?" |
💡 TIP 2. 오해 4가지 — 한눈에 바로잡기
| 오해 | 사실 |
|---|---|
| "영양제·수액도 끊긴다" | 영양·수액 공급은 계속 |
| "통증 치료도 중단된다" | 오히려 통증 완화 강화 |
| "아무것도 안 해준다" | 모든 돌봄·간호 계속 |
| "퇴원·전원을 강요한다" | 환자 동의 없이 불가 |
💡 TIP 3. 임종 과정에서 가족이 해줄 수 있는 것들
| 할 수 있는 것 | 설명 |
|---|---|
| 손 잡아드리기 | 청각·촉각은 의식 없어도 전달 가능 |
| 말 걸기 | "사랑합니다", "고마웠습니다" |
| 좋아하던 음악 틀기 | 편안한 환경 조성 |
| 종교 의식 진행 | 성직자 요청 또는 기도 |
| 가족 모두 함께하기 | 임종 순간 곁에 있어드리기 |
💡 TIP 4. DNR 동의서 서명 후 가족을 위한 심리 지원
| 지원 종류 | 연락처 |
|---|---|
| 호스피스 완화의료팀 상담 | 해당 병원 호스피스팀 |
| 의료사회복지사 상담 | 해당 병원 사회복지실 |
| 심리 상담 연계 | 의료진 통해 연결 |
| 사별 지원 프로그램 | 일부 병원 운영 |
| 국립정신건강센터 | ☎ 1577-0199 |
💡 TIP 5. 담당 의사·간호사에게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법
| 상황 | 효과적인 표현 |
|---|---|
| 통증 조절 확인 | "지금 진통제가 충분히 들어가고 있나요?" |
| 상태 악화 대응 | "상태가 변하면 먼저 가족에게 알려주실 수 있나요?" |
| 임종 징후 질문 | "임종이 가까워지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
| 가족 지원 요청 | "가족들이 옆에 계속 있어도 되나요?" |
마치며
연명의료 범위는 법적으로 단 4가지(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투석·항암제)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DNR 동의서는 이 4가지 소생 처치만을 거부하는 서류이며, 영양제·수액·통증 치료·간호 돌봄은 계속 유지됩니다. DNR 동의서는 치료 포기가 아닙니다. 무의미한 고통을 연장하지 않고, 통증 완화와 따뜻한 돌봄 속에서 존엄하게 임종을 맞이하는 선택입니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이러한 정보가 부족해서 오해를 많이 하십니다. 추가로 알려 드리자면 환자분의 상태에 따라 보호자 동의하에 수혈도 시행하고 비급여 알부민도 맞혀 드립니다. 식사나 약 복용이 어려울 정도로 컨디션이 저하가 되면 L-tube(코 위관) 삽입도 시행하고 혈관이 없으면 PICC(말초삽입형 중심정맥관) 시술도 합니다. 최대한 환자를 편안하게 해 드리는 게 목적입니다. 오늘 이 글을 읽고 마음이 불안한 보호자들은 한결 안심되고 편안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의료 상황은 담당 의사와 상담하세요.
참고 출처
-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제19조(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
- 의료법 제15조(진료 거부 금지)
-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NIMS), 연명의료결정제도 안내
- 보건복지부, 연명의료결정제도 운영 가이드라인
- 대한의학회,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윤리 지침
- 국립암센터(NCC), 호스피스 완화의료 안내
- 대한중환자의학회, 임종 환자 연명의료 결정 지침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